사진/나의 이야기

할미바우?

창꽃 2010. 1. 13. 19:29

할미바우는

전기와 자동차길이 마지막으로 생긴 마을

누구든지 이 마을에 들어서면 처다보게되는

물과 산뿐인 작은 산골의 양지쪽 뒷산에

항상 넘어질듯 허리를 앞으로 구부정허니 숙이고

내려다 보고 있는 큰 바위가 있으니,

그 바위가 할미 바우이다.

 

우리 5남매는 그 바위 아래 양지말에서 태어나

그 바위를 처다 보며 성장하여 모두 성인이 된 지금은

각처에서 부자로 살지는 못하지만,

나름 부지런한 삶을 살고 있다,

지금도 할아버지, 할머니는 그 아래 잠들어 계시니.

아마 할머니와  친구가 되었을 할미바우이다.

 

우리가족은 그 할미바우 아래 서득에서

(서들 또는 석들 : 돌 더미가 뜰을 이루어 있는 곳)

산딸기를 따먹고 산뽕을 따 누에를 치고,

산더덕, 약초를 케 내다 팔고,

여름에는 꼴을 베어 소를 먹이고,

가을에는 땔 나무를 하였고,

 

누가 아픈지?

군대를 가는 지? 

손님이 오는지?

누가 뭘 하고 있는지 항상 허리를 구부리고

우리를 내려다 보며,

우리가족에 슬픔과 기쁨을 같이 한 할미 바우,

 

지금도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

내 삶이 끝난 후 내 후손들도

렇게 보고 있을  할미바우이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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