할미바우는
전기와 자동차길이 마지막으로 생긴 마을
누구든지 이 마을에 들어서면 처다보게되는
물과 산뿐인 작은 산골의 양지쪽 뒷산에
항상 넘어질듯 허리를 앞으로 구부정허니 숙이고
내려다 보고 있는 큰 바위가 있으니,
그 바위가 할미 바우이다.
우리 5남매는 그 바위 아래 양지말에서 태어나
그 바위를 처다 보며 성장하여 모두 성인이 된 지금은
각처에서 부자로 살지는 못하지만,
나름 부지런한 삶을 살고 있다,
지금도 할아버지, 할머니는 그 아래 잠들어 계시니.
아마 할머니와 친구가 되었을 할미바우이다.
우리가족은 그 할미바우 아래 서득에서
(서들 또는 석들 : 돌 더미가 뜰을 이루어 있는 곳)
산딸기를 따먹고 산뽕을 따 누에를 치고,
산더덕, 약초를 케 내다 팔고,
여름에는 꼴을 베어 소를 먹이고,
가을에는 땔 나무를 하였고,
누가 아픈지?
군대를 가는 지?
손님이 오는지?
누가 뭘 하고 있는지 항상 허리를 구부리고
우리를 내려다 보며,
우리가족에 슬픔과 기쁨을 같이 한 할미 바우,
지금도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고
내 삶이 끝난 후 내 후손들도
그렇게 보고 있을 할미바우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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